[포럼] 미래성장동력 알 깨고 나오려면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줄탁동기( 啄同機)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수출 감소와 잠재성장률 저하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빗댈 수 있는 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촉발되고 혁신 기업들이 시장 재편을 주도하는 현재 경제활력과 새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 길도 넓혀 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기업과 정부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3년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왔다.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하는 등 창조경제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정부 연구개발(R&D) 혁신방안'도 세웠다.


이와 함께 'K-ICT 전략'과 'SW중심사회 실현전략'을 통해 우리 ICT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역동적인 혁신국가로 선정됐으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CT 발전지수 평가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벤처기업이 3만 개를 돌파하면서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으며 코스닥에 상장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연구소기업이 탄생하는 등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그러나 지속되는 저유가와 우리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석유화학·조선·철강 등 주력산업의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다. ICT 수출도 4개월째 감소하는 등 지난 1월 우리 수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감안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성장동력 창출 가속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스마트기기·사물인터넷 등 우리 미래 먹거리가 될 '19대 미래성장동력'은 성장 잠재력과 주변 산업에 영향이 큰 분야를 선별해 집중 육성하고 신기술 기반 신산업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규제혁신과 함께 창조경제혁신센터 중심의 실증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7조원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한미약품과 같은 사례들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바이오·나노·기후변화대응 등 유망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 사업화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가상현실(VR)·스크린 X 등 문화와 ICT가 융합한 혁신적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을 지원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지능정보(AI)기술을 적용해 우리 ICT 산업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도 마련하고자 한다.

정부는 지난해 '블루투스 저울'이나 '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 서비스'를 임시 허가하는 등 민간의 신산업 진출 지원에 나섰다. 우리 기업들의 의지와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올 한 해 정부부처와 지자체 모두 규제를 획기적으로 내려놓고 창업 투자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깨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안팎에서 부지런히 알을 쪼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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