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쇠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고기가 수입산보다 단맛과 감칠맛을 좌우하는 성분이 많고 신맛과 쓴맛을 내는 성분은 적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쇠고기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한우와 수입 육 간의 맛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실시했다.
쇠고기에는 탄수화물과 리보핵산, 단백질, 지방산과 티아민 등 다양한 풍미 전구물질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근육에서 고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효소 반응을 통해 저분자 물질로 전환된다.
탄수화물 중 글리코겐의 일부는 글루코스로 분해된 후 락테이트로 분해돼 고기의 신맛이 나타나게 된다.
핵산의 경우, 하이포크산틴, 구아노신일인산, 이노신일인산과 이노신으로 분해되는데 구아노신일인산, 이노신일인산과 이노신은 고기에 감칠맛을 부여하는 반면, 하이포크산틴은 쓴맛을 부여한다.
농진청은 한우고기(거세우, 1등급)와 수입산 쇠고기(엥거스)의 등심과 우둔부위 스테이크를 180℃ 오븐에서 심부온도가 각각 50℃, 70℃, 90℃가 되도록 가열한 다음 맛 관련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했다.
시험 결과 한우고기의 단맛을 내는 글루코스 함량은 50℃, 70℃, 90℃에서 평균 15μmol, 14μmol, 13μmol로 온도에 관계없이 수입산 스테이크(평균 8μmol, 7μmol, 5μmol)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반면, 신맛을 내는 ‘락테이트’ 함량은 온도에 관계 없이 수입산 쇠고기가 높았다.
핵산 분해 물질 중 감칠맛과 관련 있는 구아노신일인산염, 이노신일인산염 함량은 한우고기가 수입산 쇠고기보다 부위와 가열 온도에 따라 4배·10배 정도 더 많았다. 이에 반해 쓴맛을 내는 ‘하이포크산틴’함량은 수입산 쇠고기가 한우고기에보다 2배 정도 높았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박범영 축산물이용과장은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보다 맛있는 이유는 맛과 풍미에 관여하는 전구물질 함량이 더 높기 때문으로, 한우·앵거스 등 품종 외에 사료, 도축 방법, 숙성, 조리 온도와 방법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