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리아서 얻을 거 다 얻었다"

NYT "알아사드 정권 살리고
군사력 입증… 국제 입지 강화"

15일(현지시간)부터 시리아에서 철군하겠다고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의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위기에 처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기사회생시킨 것은 물론 군사 강국의 면모를 입증하고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도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시리아 철군 소식을 전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시리아 내전 개입으로 잃은 게 거의 없다"며 "푸틴은 시리아에서 많은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러시아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여름만 해도 알아사드 정권은 서방 연합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반군에 밀려 붕괴 직전까지 몰렸지만 러시아의 강력한 공습에 힘입어 되살아났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첨단무기 등을 선보이며 군사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고 중동에서의 입지도 강화했다. 알렉세이 마카르킨 모스크바 정치기술연구센터 소장은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 보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시리아와 중동에서 입지도 한층 강화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러시아가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국제문제 해결사로 다시 부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는 "그동안 잊혔던 러시아와 미국 간 협조관계 부활이야말로 시리아 공습작전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성과"라며 "이를 통해 세계에서 오직 러시아와 미국 두 강대국만 전쟁을 멈출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의 철군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 해법 논의에 가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인 존 케리 미 국무장장관은 "시리아에 대한 평화정착 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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