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증권회사 리스크 프로파일 변화와 신용등급 전망’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한기평은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늘었고 IB부문에서는 채무보증·매입약정 등 우발채무가 급증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예상되고 있어 신용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박광식 평가전문위원은 “지난해 증권사들이 3조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실적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 : 금융감독원, 한국기업평가
특히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PF 우발채무의 증가가 지적됐다. 황보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IB부문의 신용보강 비중이 2012년 상반기에는 1%에도 못 미쳤으나 2015년 상반기에는 65%를 웃도는 등 우발채무의 위험 수준이 질적·양적 모두 악화됐다”며 “감독당국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재정비 등 감독체계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나영 책임연구원은 “작년 2·4분기부터 4·4분기 사이 대형증권사의 PF 우발채무가 약 4조원 늘어났다”며 “앞으로도 대형사 주도로 신용공여 사업 확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별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우발채무 중 상당수가 신용위험과 유동성 부담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지만 총 규모의 감축과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HMC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140%로 높고, 거래 상대방의 신용등급이 없거나 BBB급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58%에 달했다. 교보증권·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각각 190%, 170%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ELS 발행량이 늘어난 점도 신용등급의 발목을 잡는 요소라고 한기평은 지적했다. ELS·파생결합증권(DLS)로 인해 투자대상이 지수·외환·원자재 시장으로 확대됐고, 그만큼 위험 노출도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성태경 책임연구원은 “올해도 대외 금융환경 변화가 증권사의 손익 및 자본적정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