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가계 지갑이 닫히고 있다. 지난해 가계가 은행 등에 남겨둔 ‘여윳돈’이 100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지난해 자금잉여는 99조2,00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93조5,000억원보다 7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금융기관에 넣어놓은 돈이 97조7,000억원으로 2014년(67조8,000억원)과 비교해 30조원 가량 늘었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 돈도 16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덩달아 가계의 금융자산도 3,17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조5,000억원이 늘었다.
이처럼 가계가 은행에 돈을 쌓는 이유는 막대한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과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을 이유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부채는 1,42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71.9로 2003년 통계작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의 주체로 만성 ‘자금부족’을 보이는 기업조차도 1·4분기에는 돈 가뭄이 다소 풀렸다. 2014년 30조5,000억원이었던 자금 부족규모는 지난해 15조원으로 줄었다. 역시 은행 등 금융기관에 쌓아놓은 금액이 14조3,000억원에서 50조원으로 크게 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불확실한 대외경제 여건에다 내수마저 침체를 보이면서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