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의 만남..에버랜드 '판다월드' 21일 일반 공개>중국에서 온 '귀요미'..."닌하오, 한국 친구들"

개구쟁이 러바오·애교 많은 아이바오
서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털 모양 달라
최첨단 IT 융합된 체험공간 '판다월드'
가상현실 통해 동물 특성 등 학습 '재미'
방문객 하루 최대 8,000명 수용 가능해
판다 보려면 아침일찍 나서야

개구쟁이 러바오가 나무 위에 올라가 방문객들을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18년 만의 만남이다. 에버랜드에서 판다를 만났다. 에버랜드는 오는 21일 일반 공개를 앞두고 지난 5일 언론을 초청했다. 기자는 중국(베이징)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판다를 만난 적이 있다. 두 가지 면에서 이번 만남은 새롭다. 한국에서 다시 보게 됐다는 것만은 아니다. 첫째, 역시 삼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판다가 머무는 이른바 ‘판다월드’는 첨단 시설의 집합체다.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총동원했다. 둘째, 중국이라는 나라의 영향력이다. 18년 전인 1998년에는 별반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판다가 중국의 부상과 함께 이제는 말 그대로 월드스타가 돼서 나타났다. 어쨌든 “반갑다 판다야!”

◇판다와 IT의 만남 ‘판다월드’=에버랜드는 두 마리 판다를 위해 ‘판다월드’를 새로 지었다. 판다월드는 판다 관람의 개념을 넘어 최첨단 IT가 융합된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에버랜드가 이날 공개한 판다월드는 동물원 입구 지역 7,000㎡(2,100평) 부지에 연면적 3,300㎡(1,000평)의 2층 구조다. 달랑 판다 사육장만 있는 베이징이나 다른 나라 동물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판다월드는 대기동선, ‘프리쇼’ 체험 공간, 판다를 실제 만나게 되는 실내외 방사장, 편의시설 등 4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관람객들이 기다리는 대기동선은 아기자기한 정원으로 꾸며졌다. 곳곳에 스마트 터치스크린을 설치해 판다월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판다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위한 QR코드는 판다를 사전 체험하도록 했다.

‘프리쇼’ 공간은 삼성전자의 첨단 IT 장비 전시장이기도 하다. 그 자체로도 체험의 장이다. 내부에는 65인치 TV 36대를 배치한 지름 9m의 ‘360도 웰컴링’이 반긴다. 또 가상현실(VR)을 비롯한 총 50대의 IT 기기로 구현한 고화질 영상과 교육 콘텐츠로 판다의 생태적 특성과 동물보호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했다.

실제 판다를 만나게 되는 실내외 방사장은 ‘판다의 숲’으로 꾸며졌다. 자연채광이 가능하고 온도와 습도, 공기 순환 등을 고려해 자동개폐된다. 실내외 방사장 곳곳에 대나무와 단풍나무를 심고 천연잔디, 인공폭포, 물웅덩이 등이 만들어졌다. 중국 쓰촨성 판다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이다. 판다월드는 에버랜드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동물원들을 디자인한 독일의 ‘댄 펄만’사가 설계했다.

판다 아이바오
◇덩치는 크지만 아직 ‘아기’예요=판다월드의 주인공은 지난달 3일 중국 쓰촨성 두장옌에서 약 2,400㎞를 날아온 수컷 러바오(樂寶·3년9개월)와 암컷 아이바오(愛寶·2년9개월)다.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몸길이(코~꼬리)·몸무게는 163㎝·98㎏, 154㎝·90㎏다. 덩치는 크지만 아직은 아기다.

2014년 한국·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후 2년 만에 한국인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에버랜드는 1994년 판다 두 마리를 중국에서 들여왔다가 4년 만인 1998년 그냥 돌려보낸 적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과도한 유지비용이 문제가 됐던 시기다. 이번에 한국에 온 판다는 다른 관점에서 인식된다. 이미 비용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관광객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에 한중 우호관계 유지하는 정치적 목적도 갖고 있다.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앞서 8,500여개의 공모작 중 선정된 이름이다. 에버랜드의 중국어 표현인 ‘애보낙원(愛寶樂園)’과도 어울리는 이름이다.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입국 당시보다 각각 3㎏, 4㎏ 늘어났다고 한다. 잘 먹고 잘 잔다는 이야기다. 러바오는 활발한 개구쟁이인 반면 아이바오는 애교 많고 온순한 성격을 갖고 있다. 서로 비슷비슷하게 생겼지만 등 모양이 확실히 다르다. 러바오는 등 털이 V라인이고 아이바오는 유선형 라인이다.

이들 판다의 주식은 경상남도 하동산 대나무다. 매주 2회 ‘당일 채취’된 왕대·솜대 등 대나무들이 냉장 차량을 타고 에버랜드에 ‘당일 입고’된다고 한다. 판다는 마리당 하루 15∼20㎏의 대나무를 먹는다. 물론 편식을 막기 위해 쌀·옥수수·콩·칼슘·계란 등으로 만든 ‘빵’과 사과·당근을 간식으로 제공 받고 있다.

판드월드 ‘프리쇼’ 구간에는 판다의 생태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체험장비가 설치돼 있다.
◇전 세계 14번째 판다 보유국=판다가 곰과인지 너구릿과인지 논란이 됐던 때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곰’이라는 이론이 더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판다는 불곰·말레이곰 등 다른 곰들과 같은 조상에서 약 2,000만년 전쯤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곰들이 1,000만년 전에 분리됐다는 점에서 판다의 분가는 꽤 이른 셈이다.

보통 판다라고 하지만 원래는 ‘자이언트 판다’다. 원래 판다라는 이름은 아메리카 너구릿과인 ‘레서판다’에게 먼저 붙여진 이름이다. 둘 다 대나무를 주식으로 하고 가짜 엄지가 있다는 점에서(판다의 발가락은 6개) 서로 유사한 동물로 추정됐고 이 때문에 자이언트 판다도 판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현재로는 너구릿과인 레서판다와 곰과인 자이언트 판다가 다른 동물로 정리된 상태다. 판다(panda)라는 이름은 네팔어로 ‘대나무를 먹는다’는 뜻의 ‘폰야(ponya)’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중국어로는 ‘슝마오(熊猫)’라고 한다.

판다는 전 세계적으로 2,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절대 희귀종이다. 국제동물보호단체(IUCN)로부터 멸종위기 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중국 외에는 미국·일본·영국을 비롯한 14개국만이 50여마리의 판다를 보유하고 있다. 판다의 평균 수명은 25년 정도이지만 암컷의 임신 가능 기간은 1년 중 1~3일에 불과해 번식이 어렵다.

판다는 국제거래가 금지돼 있다. 중국 정부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판다를 타국에 보낸다. 형식은 임대다. 에버랜드는 향후 15년간 임대한다. 명목상 임대 비용 대신 매년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동물보호기금으로 중국 측에 지불하는 형식이다.

◇판다 보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에버랜드 판다월드는 21일에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운영한다. 판다월드는 시간당 약 1,000명이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에버랜드 방문객이면 우선 선착순 무료입장할 수 있다. 방문객이 많을 경우 현장에서 예약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즉 하루 최대 8,0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당분간 판다를 보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 것 같다.

판다 체험행사는 여러 가지다. 운영 시간 중 주식인 대나무는 매일 6회 제공된다. 사육사들의 판다 설명회는 판다월드 현장에서 하루 3회 진행된다. 에버랜드는 판다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가 입장객 기준으로 30만명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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