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를 앞두고 그 동안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의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다. 양측 모두 선거 판세를 박빙으로 판단하면서 패배하면 지역구를 떠난다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두 후보는 8일 오후 1시 안산자락길 벚꽃 축제 행사가 열린 서대문구 안산 입구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두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서서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행사장에서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민들에게 인사한 후 다시 입구로 돌아가 떠나는 주민들을 배웅했다. 쉴 틈 없이 바쁜 선거운동 일정에도 인파가 몰린 이 곳에 가급적 오래 머무르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려는 모습이었다.
새누리당 이성헌(오른쪽) 서대문갑 후보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안산에서 주민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박경훈기자
이날 청바지와 점퍼를 입은 이성헌 후보와 정장을 입은 우상호 후보의 다른 옷차림처럼 두 후보의 선거전략은 다르다. 19대 총선에서 패해 이번 선거에서 도전자의 입장인 이성헌 후보는 ‘지역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우상호 후보가 제대로 지역을 발전시키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헌 후보는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에 대해 “누가 우리 서대문구를 잘 발전시킬 수 있느냐, 누가 더 진정한 일꾼이냐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지역현안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이 지역이 낙후됐다는 사실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역 곳곳을 순회하면서 주민들에게 이성헌이 당선되면 지역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하려는지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가운데) 서대문갑 후보가 8일 서울 서대문구 안산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박경훈기자
반면 우상호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오후 5시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유세에 나선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선거”라며 “첫 번째 의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3년에 대한 중간평가, 두 번째는 누가 더 서대문구를 대표할 적임자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재벌 중심 정책’으로 규정하고 “저 우상호를 지지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민심에 귀를 기울여 서민·중산층 중심 정책으로 변화하도록 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세 현장에 이성헌 후보의 유세차량이 나타나자 우상호 후보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상대편을 격려하면서도 “우상호!”를 연호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서대문갑에서 각각 재선을 기록하며 확고한 지지 기반을 다진 두 후보의 승부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