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위스키가 국내 위스키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 2위 위스키업체 페르노리카가 정통 스카치위스키를 앞세워 주도권 탈환에 나선다. 각 연산을 앞세운 ‘임페리얼’ 시리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판도 변화를이끌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임페리얼 시리즈의 판촉 활동을 위해 일선 주점과 업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대상은 페르노리카의 주력이자 연산별로 특화된 임페리얼 12·17·19·21년산 제품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 시장에 저도주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일부 판매처에서는 무연산 저도 위스키가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연산 위스키의 역사와 특징을 알리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르노리카가 연산 위스키 마케팅에 나선 것은 알코올도수 40도 이상에 연산을 갖춘 스카치위스키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저도 무연산 위스키의 국내 위스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1%에서 올 들어 26%로 늘었다. 무연산 위스키의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아직까지 판매되는 위스키 4병 중 3병은 정통 스카치위스키라는 얘기다.
위스키 본고장인 영국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협회는 알코올도수 40도 이상의 제품에 대해서만 위스키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알코올도수 35도 내외에 12년산 이하의 무연산 위스키 원액으로 제조한 윈저더블유아이스(디아지오, 위스키 원액 99.85%), 골든블루(골든블루), 주피터마일드블루(롯데주류) 등은 위스키가 아닌 저도 양주로 분류된다.
위스키의 연산이 중요한 이유는 각 연산마다 지닌 고유의 풍미와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제조 공정과 블렌딩 과정을 거쳐야 탄생하는 위스키 특성상 연산에 따른 위스키 원액의 차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위스키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무연산 위스키의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연산 위스키를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도 위스키의 인기에도 국내 위스키 시장의 규모는 2007년 283만상자에서 지난해 174만상자로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르노리카가 본격적으로 연산 위스키 마케팅에 나서면서 기존 위스키업체들도 속속 연산 위스키의 경쟁력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