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008~2020년 운용수익, 정부 전망치 130조 밑돌듯

글로벌 경기침체·저금리 영향
기금고갈 5년 빨라질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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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와 저금리 등의 여파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이 정부 전망치를 크게 밑돌아 기금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3년 전 2008~2020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을 421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연금 전문가들은 이 기간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이 291조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의 애초 예상보다 130조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오는 2060년으로 예상했던 기금고갈 시기가 5년가량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독립시키려는 입법 추진을 총선 뒤로 미뤘던 정부 여당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8면


서울경제신문이 18일 정부와 연금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와 연도별 국민연금 기금운용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지난 8년(2008∼2015년)간 150조원, 연평균 5.4%의 운용수익을 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2013년에 전망했던 189조원(수익률 7.0%)보다는 39조원이 적다.

글로벌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2016~2020년 수익률도 2013년 추계치인 7.3%에서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인 4.7%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5년간 운용수익이 애초 전망치보다 91조원(39%) 적은 141조원에 그치고 2020년 기금규모가 847조원에서 755조원으로 쪼그라든다.

국민연금 기금수입에 이처럼 대규모 차질이 생긴 것은 일차적으로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금융·재정위기의 충격파를 과소 평가해 장밋빛 경제성장률과 금리 전망을 내놓은 데 있다. 재정추계위와 복지부는 2020년까지 연평균 시중금리(3년 만기 AA- 회사채 기준) 전망치 5.7%의 1.1배인 6.3%를 운용수익률로 잡았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급변했는데도 복지부가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를 5년마다 하게 돼 있다는 이유로 거품투성이 추계를 수정·보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한 연금전문가는 “추계의 객관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주기를 2∼3년으로 단축하거나 성장률·금리 등이 급변할 경우 재추계하도록 국민연금법령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18년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를 앞두고 내년 초 관련 위원회를 꾸린다. 기재부·KDI와 통계청도 성장률·금리·기대수명·출산율 등을 조정한 새 경제·인구 전망을 내놓을 계획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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