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 ‘태백’ ‘한라’
국내 유명 산들의 이름이 아닌 증권사에서 판매되는 펀드의 이름이다. ‘브레인자문사’가 지난 2012년 ‘브레인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꾸며 박건영(사진) 대표는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산들의 명칭으로 펀드 이름을 지었다. 박 대표의 펀드 작명은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등산이 취미인 그는 산의 기운을 펀드에 담는다며 산 이름 펀드를 출시하는가 하면 역사 속 인물을 펀드명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과거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이사 시절 내놓은 ‘칭키스칸펀드’는 이름 덕택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8년 동서양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을 본받는 마음으로 출시한 이 펀드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이기도 하다. 같은 해 출시된 ‘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전환형’이나 ‘픽테글로벌메가트렌드’ 등 난해한 이름의 펀드에 비해 간결하며 인상 깊었던 펀드명 덕분인지 코스피 대비 좋은 수익률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 칭기스칸펀드는 2008년 금융위기로 코스피가 34.5% 폭락했을 때 낙폭을 16.7%대로 방어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산 시리즈 헤지펀드 3종 역시 2014년 헤지펀드 수익률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표는 브레인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 출시를 준비하면서 이번에는 꽃 이름으로 펀드명을 검토 중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단종자산운용사로 그동안 헤지펀드만을 운용해왔으나 올해 초 공모 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하면서 공모펀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처음 출시하는 공모펀드인 만큼 사모펀드와 다른 특성을 살리고자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 이름을 빌리고자 했다”며 “박 대표가 회의 중에 꽃 시리즈 펀드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 오는 6월 중 출시된다. 어떤 이름의 펀드가 나올지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