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제조업체인 독일 지멘스도 서비스 중심의 사업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지멘스는 산업 주기에 맞춰 요구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한 묶음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멘스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사업을 바꾼 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EBITDA)이 5~6%에서 10%대로 상승했다. 일본의 대표 제조업체인 히타치도 이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 제공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서비스업 세제 지원을 ‘모든 업종 지원, 일부 제외’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 데는 이 같은 글로벌 산업 기류가 반영됐다. 세계 톱5인 제조업 강국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지원책을 통한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필수기 때문이다. 지멘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제조업에 서비스업이 접목되면 부가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우리의 제조업 총산출금액 대비 부가가치 창출비중은 41%인데 반해 미국과 독일·일본 등은 50%를 웃돈다. 제조업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62. 미국(0.83)과 일본(0.82), 독일(0.70)이 더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제조업의 위치는 갈수록 뒤처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딜로이트글로벌과 미국경쟁력위원회는 ‘글로벌제조업경쟁력지수보고서’에서 오는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이 인도에 따라잡혀 현재 5위에서 6위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첨단 서비스업으로 무장한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2위에서 1위로 올라서고 독일과 일본은 각각 3·4위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산업 관련 서비스업의 확대로 중소·중견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국가 경제의 허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체적으로 ‘제조+서비스업’ 모델을 구축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업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업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허나 지식재산권 등에 기반해 재정지원을 하는 현행 서비스업 체제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정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꼭 담보가치가 인정되는 특허·지재권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신시장을 열 수 있는 기업에도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