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부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연초 터진 4차 북핵 실험과 5월 북한 7차 노동당대회 전후로 냉각 상태였던 북중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6~7일 베이징에서 열릴 연례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북한의 외교 실세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북핵 이슈 등 대북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논의 의제와 관련해 미리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 일행은 북한 고려항공기 편으로 이날 오전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후 버스 10여대를 나눠타고 시내 모처로 이동했다. 올 1월 핵실험 이후 북한의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외무상을 지낸 리 부위원장은 노동당 제7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사실상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김 위원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었으며 지난 5월 사망한 강석주 당 중앙위 국제담당 비서 자리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번 방중 일정 중 최대 관심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접촉할지 여부다. 시 주석을 예방한다면 김정은 친서를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외교가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첫 방중 문제를 논의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 부위원장에 대한 공항 의전이 각별했던 것을 고려하면 시 주석과의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중국 지도부의 대북 태도가 강경해 접촉이 이뤄질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높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