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들이 21일 오후 영남권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로 발표되자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영남권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결과가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되자 여야 3당은 당 차원에서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사실상 대구경북(TK)과 부산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 만큼 대선을 앞두고 특정 지역의 편을 들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상욱 대변인은 “결과가 존중되고 수용돼야 한다”며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결정은 공신력이 확보된 기관의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으로서는 한 곳도 포기할 수 없는 TK와 PK 간 유치전이 벌어진 만큼 정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며 특정 지역의 반감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정부가 내린 어려운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정치권에서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이날 발표를 이해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국토교통부의 결정은 지역 간 갈등의 최소화와 경제성 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며 “지역 갈등과 국가적 에너지의 소모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도 “정부가 이것저것을 다 고려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신공항이 어느 특정 지역으로 결정됐을 때의 지역 간 갈등 문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더민주는 영남권신공항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대선 당시 공약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눈치 보기 식 태도로 3~4년의 세월을 끌며 지역 갈등을 키운 꼴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영남에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국민의당은 “정치적 선동으로 심각한 사회분열을 초래한 정부·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신공항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던 새누리당과 더민주 의원들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신공항 유치에 열을 올렸던 부산이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이날 결정에 불만을 쏟아냈다.
부산이 지역구인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가덕도 신공항 유치가 이뤄지게 계속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국회 입성과 동시에 가덕 신공항 유치를 강조해온 더민주 부산 의원들은 ‘수용 불가’라고 반발하며 당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제2관문을 만드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심각하게 농단된 결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불공정 용역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가려내겠다”며 “안전하고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가 지역구인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신공항 건설을 위한 10여년의 노력과 여정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다”며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함께 향후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대구가 지역구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영남권 시도민들이 많이 기대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러운 발표”라며 “용역 결과 발표 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서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해보고 지역민들의 민심을 잘 수렴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윤·박효정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