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훈풍, 하반기에도 쭉~

상반기 IPO 1조 넘어 5년來 최대
큐리언트 166%·녹십자랩셀 151% 등
신규상장사 20곳중 15곳 주가 상승
하반기 兆단위 대어 줄줄이 대기
공모주 시장 열기 지속 될 듯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규모가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며 1조987억원을 기록, 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신규 상장사 20곳(스팩 제외) 중 15곳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오르며 박스피 장세 속 IPO 시장이 효율적인 투자수단으로 떠올랐다. 하반기 IPO 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충격 속에 일부 대형업체의 상장이 미뤄졌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조(兆) 단위 상장규모를 가진 대어들이 대기하고 있어 지난해 기록했던 4조5,000억원은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이 7일 올 상반기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주가(6일 종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35.2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약 5조원의 사상 최대 공모액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던 호텔롯데가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여파로 상장을 철회했지만 상반기 공모주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신약개발업체 큐리언트(115180)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166.67% 오른 것을 비롯해 녹십자랩셀(144510)(151.89%). 해태제과(95.36%), 유니트론텍(142210)(68.57%), 에스티팜(237690)(58.62%), 크리스탈신소재(900250)(44.67%) 등 대부분 종목이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총 20개사(코스피 5곳, 코스닥 15곳) 중 15개사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상장한 73개 종목 중 40%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과 대비된다. 상반기 IPO 시장은 양적으로도 성장했다. IPO 공모액은 1조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9%(2,362억원) 늘었으며 상장한 기업수(20개)도 2011년 상반기(35개)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IPO 시장에 훈풍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렉시트 변수가 남아 있지만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많아 결국 공모주 시장으로 계속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1조5,000억원), 두산밥캣(1조원) 등 조원 단위의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성길 거래소 유가증권 상장유치팀장은 “호텔롯데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상장심사를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곳이 13곳에 달하는 등 상장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유가에서만 4조~5조원을 공모해 지난해 전체 시장 공모액인 4조5,000억원을 무난히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 부문 대표는 “일부 대형 업체의 상장 일정이 비록 지연됐지만 빠른 시일 내에 IPO가 다시 추진될 기업들이기 때문에 공모주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민 키움증권 IB본부장은 “올해 대어급 업체의 IPO가 일찌감치 예고돼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채권 펀드가 꽤 설정됐다”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브렉시트 등에 IPO 시장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민우·지민구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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