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통가의 대모’로 불렸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오늘 구속됐습니다. 거액의 뒷돈을 챙기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롯데 오너 일가중 신 이사장이 처음으로 구속되자 롯데그룹은 착잡한 분위기입니다. 박미라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면세점 등 입점 로비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신영자 이사장이 롯데그룹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신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은 지난 4일 신 이사장에 대해 횡령과 배임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이후 롯데면세점·백화점의 입점과 매장 위치 편의 명목으로 30억원대의 뒷돈을 챙기고 4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면세점 입점과 매장 관리를 위해 로비에 나선 업체들은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소유한 명품 수입·유통업체 B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신 이사장 측에 금품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 이사장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쇼핑 등 그룹 계열사 여러 곳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만큼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신 이사장이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신동빈 회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롯데그룹은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3일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집무실에 칩거하며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의 핵심사업이 중단된 만큼, 신 회장의 귀국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나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신 이사장의 비자금 의혹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신 이사장의 구속으로 검찰의 칼날이 다른 총수일가로 번질지 롯데그룹은 향후 수사 방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박미라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