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 사면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 대표는 당시 오찬에서 “국민 통합 분위기를 진작하기 위해 분야별로 ‘규모 있는’ 특사 조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이후 새누리당은 “8·15 특사가 성사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장과 달리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이다. 박 대통령의 반응이 적극 검토를 시사한 것인지 원론적인 답변인지 불분명한데다 박 대통령이 사면에 있어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14년 1월 설 명절 직전과 지난해 8월 광복 70주년 직전 등 단 두 번의 사면을 단행하는데 그쳤다. 이전 정권에 비해 횟수도 적었고, 대상도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 등 경제인보다는 민생 사범 위주였다. 이런 점에서 올해 사면이 이뤄져도 규모나 대상이 비슷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4·13 총선 이후 정국 지지도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 민생 달래기 명목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사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나서서 군불을 때고 우호 여론이 형성되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용 사면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도 ‘국민 통합을 위한 특사’, ‘힘 없는 사람 중심의 특사’를 전제로 특사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에도 서민과 중소기업인 등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비리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은 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기업인에 대한 전향적인 특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경영에 복귀한 후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것처럼 경제인에 대한 특사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