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한국거래소에 이달 열리는 유가증권시장상장공시위원회(상장공시위) 불참을 통보했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앞서 지난 6일 중국원양자원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며 15일까지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것을 통보했다. 일반적으로 이의신청 이후 열리는 상장공시위에서는 부과 벌점을 줄이기 위해 회사 관계자가 직접 참석하지만 중국원양자원은 이마저도 비자 문제를 핑계로 불참을 통보했다.
상장공시위는 중국원양자원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거래소 상장 규정상 15점 이상의 벌점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통상 1건의 불성실공시에 대해 최대 10점까지 벌점이 부과되는데 이번에 심의대상이 된 중국원양자원의 불성실공시는 3건으로 이미 관리대상종목 지정 조건을 넘어섰다. 관리종목지정 이후 1년간 다시 15점 이상의 벌점을 받을 경우 상장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거래재개도 불투명하다. 상장공시위에서 관리종목 지정 이후 거래재개 여부도 결정하겠지만 허위공시에 대해 검찰고발 등이 이어질 경우 거래가 재개되기는 어렵다. 설사 거래가 재개된다 해도 4월25일부터 현재까지 약 3개월간 2,045원에 묶여 있던 주가 폭락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중국원양자원은 4월14일 웰시포커스리미티드로부터 73억원 상당의 차입금 미상환으로 인한 소송을 당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같은 달 20일에는 차입금 미상환으로 자회사의 지분 30%가 가압류됐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한 증빙자료 제출 등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회사는 응하지 않았다. 거래소는 중국원양자원을 거래정지했으며 회사가 공시한 소송과 가압류 사실이 허위임을 확인, 상장공시위 개최를 결정했다.
여기에다 증권업계에서 중국원양자원이 올해 1·4분기 보고서에 지난해 12월28일에 사들였다고 밝힌 배 2척이 실제로 1척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 회사가 ‘중과탐 666호’와 ‘중과탐 674호’라고 밝히며 각각 공개한 두 개의 사진에서 배의 모양과 구름·바다 등 배경이 일치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주주들에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은 중국인의 수산물 소비 증가에 따라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2009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11년 중국의 섬유업체 고섬이 회계 부정으로 한국 증시에서 퇴출당한 뒤 유가증권시장에서 남은 유일한 중국계 상장사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