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여행 중 낙타의 초유를 마신 60대 한국인 남성이 ‘브루셀라증’확진 판정을 받았다 /출처= 이미지투데이
쿠웨이트 여행에서 낙타 초유를 마신 60대 한국인 남성이 ‘브루셀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낙타유·낙타고기 등의 섭취가 브루셀라뿐 아니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감염 위험을 크게 높이는 행동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질병관리본부는 A씨(63·무직)가 쿠웨이트 여행 중 낙타 초유를 섭취했다가 브루셀라증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귀국 후 발열 두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고 브루셀라증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브루셀라는 염소·양·소 등 과 사람 사이에 상호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브루셀라증은 브루셀라 멜리텐시스(염소·양·낙타), 아보투스(소), 브루셀라 수이스(돼지), 브루셀라 카니스(개) 등 총 4종류로, A 씨는 ‘브루셀라 멜리텐시스’에 감염됐다. 브루셀라 중에서 병원성이 가장 높다. 브루셀라 멜리텐시스가 국내에 신고된 것은 지금까지 이번 사례를 포함해 총 5건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가 여행사의 프로그램에 따라 낙타에서 방금 짜낸 초유가 신선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와 함께 낙타목장을 여행한 동반자들의 감염 여부도 확인했으나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는 낙타 초유를 마신 A씨가 위험천만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한 쿠웨이트는 메르스가 집단으로 발생한 적은 없지만 감염자 4명이 발생, 2명이 사망한 메르스 발생국가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중동에서 낙타 초유를 마셨다는 말을 듣고 식은땀을 흘렸다”며 “메르스 의심환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가 초긴장모드에 돌입하는데 일부 국민이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경계심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을 보니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낙타고기와 낙타유를 먹지 말라고 여러번 언론을 통해 알렸는데도 부족했던 것 같다”며 “중동여행은 물론이고 낙타유나 낙타고기는 메르스 감염 위험을 크게 높이는 행동이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