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주영 북한 대사관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 교민과의 접촉도 꺼리지 않았으며 한 교민과는 “한국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런던 교민 A씨는 태영호 공사와 업무관계로 몇 차례 전화한 적이 있다면서 “1년 반 전쯤 태 공사와 전화로 만나자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한 내용이다.
그는 “내가 먼저 ‘식사 한번 하자’고 했고, 한인들이 없는 곳에서 보자고 했더니 태 공사가 ‘뭐 어떻겠습니까? 한국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태 공사가 ‘몸이 좋지 않았다’고 약속을 취소했다. A씨는 일주일 사이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분위기 때문에 취소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과거 노무현 정권 때에는 태 공사가 직접 전화를 해 ‘파이낸셜타임스 1년 구독과 노트북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와 북한대사관에 보내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교민 B씨는 “3년 전 한인 교회에서 북한 장애인들을 초청해 런던 남쪽의 윔블던에서 공연을 한 적 있는데 이때 태 공사가 다른 직원과 함께 왔다”면서 “태 공사와 인사를 나누고 옆에 앉아 대화를 나눈 적 있는데 상당히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1년에 한두 차례 농촌지원 하러 북한을 방문하는 교민 C씨는 “방문 비자를 신청하거나 받으러 북한대사관에 가서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태 공사가 비자를 건네줬다”면서 “그때마다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신사적인 것 같고 소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비자 승인은 평양에서 처리되지만 비자에는 태영호 공사의 서명이 담겼다면서 지난 2월에 마지막으로 태 공사를 봤다고 밝혔다.
한편 탈북민 단체인 재영조선인협회 최중화 회장은 “4년전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한인사회에 지원을 요청한다는 얘기를 듣고 탈북민들이 한인을 통해서 쌀 5~6포대를 지원한 적 있다”고 밝혔다. 국제탈북민연대 김주일 사무총장은 “중고 물품을 파는 런던 남쪽의 카부츠에서 태 공사와 마주친 적 있는데 부끄러워서인지 모른 체 지나갔다”고 기억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