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언어는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 좀 더 큰 단위인 국가의 정체성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54개국, 약 12억 명의 인구와 약 2,000개의 토착어. 한 대륙에 수많은 국가가 모여 있는 아프리카에서는 국가 수 만큼이나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아프리카 아이덴티티’는 아프리카를 폭넓게 여행하고 공부한 저자가 아프리카 주요 19개국에서 국민을 결속시키고 국가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언어가 담당해온 역할을 설명하면서 식민시대 전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현대 아프리카의 언어와 정치 상황을 잘 묘사한 책이다.
각 장에서는 북부, 동부, 서부, 남부, 중부 등 아프리카 5개 권역 주요 19개국의 언어상황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그 나라 언어와 정치의 역사에 대해 다루면서, 언어와 관련해 국민과 종족, 문화의 정체성이 어떤 상호작용을 보이는지, 언어의 비중에 따라 그 영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아프리카 사회의 속내를 명료하게 보여 준다.
독자들은 현대 아프리카의 다양한 언어와 정치 상황을 거시적, 언어사회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 책을 통해 각국의 정치와 사회 상황을 깊고 넓게 들여다볼 수 있다. 3만8,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