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문학의 큰 별, 소설가 이호철씨(84) 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뇌종양을 앓던 이호철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결국 지난 18일 저녁 8시쯤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이호철은 6·25전쟁에 따른 분단의 비극과 이산가족 문제를 주로 작품화해온 대표적 분단문학 작가로 활약했다. 이호철은 1950년 인민군으로 6·25동란에 참전했다가 월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철은 1955년 ‘소나기’로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추천을 받아 ‘탈향’이라는 작품으로 등단했으며 이후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등 남북 분단을 다룬 작품을 썼다.

그는 민주화 운동에도 일선에 나섰던 인물. 1970년대 민주수호국민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유신독재에 반대하다 옥살이를 했다. 또 유신헌법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하다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다. 이 사건은 재심을 통해 2011년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팔순인 2011년에는 최일남·한말숙·신달자씨 등 문인 87명의 글을 모은 문집 ‘큰산과 나’가 출간됐다. 같은 해 120명이 참여한 사단법인 이호철문학재단이 시작됐다.

한편 이호철 씨의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장례는 4일장으로 장지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로 정해졌다.

[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