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ISA가 어떤 상품이죠. 그리고 지난 6개월간 ISA 성과는 어땠나요.
[기자]
예, ISA는 한 계좌에 예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을 포함한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면서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지난 3월14일 출시됐습니다. 서민층의 재산 증식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일명,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9일 기준으로 ISA 가입금액은 2조8,426억원입니다.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118만원으로 시행 첫주인 지난 3월18일의 49만원에 비해 141% 증가했습니다.
앞서 나온 세제혜택 상품인 재형저축이 출시 이후 6개월간 1조1,687억원, 소득공제장기펀드가 1,123억원의 가입액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실적 부진 논란이 일고 있죠, 서민층을 위한 상품이라는데 실제 서민들의 가입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가입 계좌는 240만 개에 달합니다. 은행의 경우 90.4%에 달하는 217만3,000개를 유치했고, 증권사는 22만8,000개를 개설했습니다.
문제는 1만원 이하 계좌 비중이 57.1%로 절반이 넘고, 10만원 이하 계좌 비중이 78.8%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은 가입자들이 여전히 ISA의 실효성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ISA가 ‘깡통계좌’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연봉 5,000만원 이하 서민형 가입자가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일반형 가입자가 서민형의 3배에 달하면서 면세 혜택이 오히려 고소득층에 집중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신규 가입자 역시 대폭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출시 첫 달인 3월 120만4,225명이 가입했는데요, 이후 신규 가입자는 4월에 57만1,000명, 5월에 36만3,000명, 6월에 22만9,000명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7월과 8월에는 더 꺾여 1만7,000명 수준에 그치면서 실적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앵커] ISA 상품이 기대와 달리 실적이 부진한 요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예, 초기에는 과열경쟁에 나섰던 은행들이 가입자를 어느 정도 끌어모았다고 판단되자 마케팅과 영업에 소극적으로 돌아섰고,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입니다. 석 달 평균 수익률이 1%도 안되는 상품이 부지기수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금융당국이 수익률 오류를 밝혀내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바닥으로 떨어졌고, 3~5년의 의무 가입기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ISA 실적 부진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대책은 있나요.
[기자]
네, 금융위원회는 우선 수익률 공시오류 문제를 대폭 수정해 이달 말 2차 수익률을 공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제혜택을 확대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가입 저변을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는 ISA 계좌를 5년 유지하면 순이익 200만~250만원에 대해 비과세, 추가 수익에는 9.9%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이보다 많은 세제혜택 방안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을 준비 중입니다. 당초 올해 세제개편안에 이런 내용을 넣으려다 여의치 않자 내년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재산을 늘린다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ISA 연착륙을 위해 당국이 당장 해야 할 일은 세제혜택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것입니다.
대부분 계좌 유치를 위해 제시했던 약정수익률에 한참 모자란데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에 비해서도 나은 게 없습니다. 여기에다 수익률 공시자료조차 10개 중 3개가 엉터리라 ISA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수익률이 나쁜데 세제혜택이 확대된다고 투자가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수익률 제고와 불완전판매 차단 등 신뢰회복이 먼저입니다.
[앵커] 이현호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