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휴전 끝나자마자 대대적 공습…유엔 구호차량도 폭격

시리아에서 일주일간의 임시 휴전이 종료되자마자 대대적인 공습이 재개된 가운데 유엔 등 국제기구의 구호물품 호송대에도 폭격이 쏟아졌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간의 1주일 임시휴전이 종료되자마자 시리아 홈스에 19일(현지시간) 폭격이 재개돼 건물이 무너진 모습. /홈스=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휴전 종료가 발표된 직후 시리아 내전 격전지인 북부 알레포와 인근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이 가해졌다. 시리아 사태를 모니터하는 시민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휴전이 끝난 이후 시리아 또는 러시아 전투기가 35차례 공습을 했으며, 1살짜리 여자 아기를 포함해 최소 2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국제기구의 구호물품 호송대도 공격을 받았다. 유엔과 시리아아랍적신월(SARC)이 호송하는 차량 31대 중 최소 18대와 적신월 창고가 타격받으면서 적신월 자원봉사자와 활동가 14명이 사망했다. 호송대는 알레포 서쪽 외곽 마을에 고립된 주민 7만 8,000명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구호물품 호송은 고립된 주민을 돕기 위해 오랜 허가와 준비 절차를 거친 결과”라며 “이번 공격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9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아에서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시리아군과 반군은 12일부터 일주일간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17일 미국 주도 연합군의 오폭으로 시리아군 다수가 사망했고 18일 알레포에서 공습이 일어났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휴전이 실패로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휴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지만 양국은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케리 장관은 전날 유엔총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휴전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깨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휴전 협정 조건을 강화하고 인도주의 구호를 확대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시리아의 반군이 휴전을 존중하지 않아 협정이 좌절될 위험에 처했다며, 여전히 협정을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두 장관은 이번 주 중에 유엔총회에서 별도로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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