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사태'에 美 NFL 선수, 묵언 시위 나서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 앞에서 경찰의 흑인 사살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경기장 진입을 막는 경찰과 마주보고 있다. /샬럿=USA스포츠연합뉴스


미국 프로풋볼(NFL)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베테랑 쿼터백’ 캠 뉴턴(24)이 25일(현지시간) 경찰의 흑인 총격에 항의하는 묵언시위에 나섰다.

뉴턴은 이날 미네소타 바이킹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어딘가에 있는 부정의를 방치하면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정의가 위협받게 된다(Injustice anywhere is a threat to justice everywhere)’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연습에 참여했다.


티셔츠에 적힌 문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연설에서 따온 것이다.

뉴턴은 그동안 NFL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28)을 비롯한 일부 흑인 선수들의 잇따른 국민의례 거부 행위에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20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경찰이 총으로 흑인을 사살한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흑인 공동체 간 갈등이 격화하자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흑백 갈등이 심화한 샬럿은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연고지인 데다가 홈구장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이 있는 곳이다. 샬럿에서 흑인들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이날 바이킹스와의 경기를 다른 도시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NFL 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NFL 경기가 열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 밖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국가연주 시 무릎을 꿇고 항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진압복을 입은 경찰관들을 동원해 스타디움을 에워쌌다. 자전거를 탄 경찰들은 시위대가 스타디움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어에 나섰다. 이날 팬서스와 바이킹스 간 경기는 다행히 순조롭게 진행됐다. 한편 경기 시작 전 팬서스 세이프티 마커스 볼은 국가연주 시 주먹을 들어 올리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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