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대북 제재도 중요하지만 장래적으로 북한에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유화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김 사무차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립외교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단합을 유지하는 게 이 같은 (북한의) 도전에 대처하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그런 노력과 병행해서 동북아평화협력포럼과 같은 노력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북한)이 경로를 바꾼다면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이나 다른 (국제) 체제를 통해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장래를 위해 우리는 북한에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재와 압박 중심으로 흘러가는 현 대북정책에 대해 압박과 대화 병행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 동북아 내 고조되는 긴장감을 점차 해소해나가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무차장은 북한 문제를 다룰 어떤 형태의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해 “그럴 여건이 되도록 모든 당사자의 입장에서 가장 적합한 상황을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 앞서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을 완화해 (한반도) 비핵화를 하면서 (협의 당사자들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사무차장은 “(북한은) 지난해 (동북아평화협력) 포럼 이후 핵실험을 두 번 했고 41번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국을 포함해서 (동북아) 역내의 모든 노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국제사회의 군축과 비확산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북한을 비판했다.
한편 김 사무차장은 이날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