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건 정리, 미르-K스포츠-이화여대-태블릿PC-대통령 하야-최순실 소환… 긴박했던 몇 달들

최순실 사건으로 시국이 선언되는 등 대한민국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눈에 최순실 사건을 정리한 내용에 이목이 집중됐다.

‘최순실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TV조선이 7월 26일 민간 ‘미르재단’에 대기업들이 5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몰아줬다며 그 배후에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있다고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재단 설립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허가를 이례적으로 빨리내어주는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했다. 전경련이 기업들에 구체적인 지원 액수까지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첫 보도는 안 수석 윗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며 큰 반향 없이 잊혀져 가는 것 처럼 보였다. 안 수석과 문체부는 보도가 사실무근이라 해명했으며 그러는 사이 최순실 씨는 9월 3일 딸과 함께 독일로 떠났다. 그들은 현지에 호텔을 사는 등 장기 체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의 불길은 9월 20일 한겨레 보도로 다시 시작됐다. 해당 신문은 미르재단과 설립 서류와 인적 구성이 판박이인 ‘K스포츠재단’의 존재를 보도하고 재단 설립과 운영에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인연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며 최씨의 정체를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정부가 재단 설립 편의를 봐줬을 뿐 아니라 최씨가 개인회사 더블루K 등을 통해재단의 수백억원대 자금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단 운영에 관여한인사들의 폭로성 증언도 이어지며 최순실 씨가 돈을 독일 등 해외로 빼돌리려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최순실 씨와 친밀한 CF 감독 차은택씨도 재단 운영에 관여하며 정부문화융성 정책에 개입했단 증언도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최순실 씨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를 들어갈 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역시 제기됐다. 이대가 정씨의 입학을 앞둔 지난해 승마 체육특기생을 신설했고, 면접 당시에도 정씨를 합격시키라는 취지의 지시가 학교 윗선에서 내려온 정황이 언론에서 확인됐다.

특히 최순실 씨가 딸 정씨의 제적을 경고한 교수에게 찾아가 욕설을 한 뒤 지도교수가 바뀐 사실, 정씨가 엉터리 과제물로 학점을 받은 사실은 학생들은 분노가 거세졌다. 이런 비상식적 학사과정의 이면에 정부의 ‘예산 폭탄’이 있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결국, 사회적 비난을 이기지 못한 최경희 이대 총장은 이달 19일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달 24일에는 JTBC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의혹의 불길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로 이어졌다. 태블릿PC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열람하고 일부 수정까지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파문이 됐다.

결국, 박 대통령은 25일 ‘최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의혹을 일부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언론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 색뿐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인사, 문체부 인사 등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의 국정개입 수준도 외교·안보 기밀을 넘어 예산까지 미친 정황이 밝혀졌다.

그러는 사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14%까지 하락했다. 언론을 피해 유럽 어딘가에 숨은 최씨를 귀국시켜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거세졌다.

청와대는 최씨에게 귀국을 종용했고, 검찰 강제 송환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자신을 향한 전국민적 압박을 이기지 못한 최씨는 결국 30일 극비리 귀국해 31일 검찰 청사에 나섰다. 최순실 씨는 “죽을죄를 지었다”며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청사 내 조사실로 진입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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