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자금을 모집해온 부동산 개인 간(P2P·Peer to Peer) 대출 1위 업체 ‘테라펀딩’이 앞으로 기관을 투자자로 모집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P2P 업체를 이용하는 사업자(대출자)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으로만 투자자를 모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2일 금융위원회가 개인들의 투자 한도를 설정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테라펀딩은 이미 지난달 20일 ‘시흥목감지구 상가 신축 4차’ 투자자 모집 때 기관으로부터 5억원을 모집한 바 있다. 처음으로 기관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한 사례다. 지금까지는 건당 평균 투자금액이 약 500만원 수준인 개인들이 주 투자자였다.
이처럼 테라펀딩이 투자자 외연 확장에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투자자는 넘치는 반면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이 적은 상황이었지만 최근 P2P를 이용하려는 대출자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물건이 투자자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으로만 투자금을 마련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1월 현재 테라펀딩의 올해 신규 취급액 600억원 중 기관 비중은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양 대표는 “내년 신규 대출액 목표를 2,000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취급액을 두 배 정도로 늘릴 계획이며 나머지는 기관을 유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1위의 P2P 업체인 렌딩클럽도 기관의 비중이 높다. 지난해 렌딩클럽의 대출액 64억달러 중 80%인 51억달러가 기관을 통해 모집한 자금이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대체투자에 눈을 뜬 자산운용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테라펀딩이 기관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운용사들이 투자처 확보에 목마른 상황이라 P2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