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위협하는 신진 브랜드…K뷰티 세대교체

단일 기능성 제품 선전
메디힐·닥터자르트·A.H.C
매출 年 2배이상 고속 성장
로드숍시장 4강체제 위협
히트상품 부재·오너 리스크 등에
선두권 로드숍 제자리 걸음
H&B스토어 유통채널 추가 등
새로운 성장 전략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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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선봉장이엇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내수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신진 브랜드들이 시장에 안착하며 ‘차세대 K뷰티’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며 대선배인 로드숍들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메디힐은 지난 9월까지 매출 3,100억원 기록, 지난해 매출(2,37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예상 매출은 4,500억원으로, 국내 최초의 원브랜드숍인 미샤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럴 경우 메디힐은 로드숍 시장 3위로 도약하게 된다. 2년전 매출이 576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풍성장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명동 쇼핑 필수 코스로 떠오른 서울시 중구 명동 메디힐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제공=메디힐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으로 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A.H.C는 올 상반기 2,000억원 가량의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연매출(1,500억원)을 뛰어넘은 것. A.H.C의 올 매출은 3,500~4,000억원으로 지난해의 배 이상으로 예상된다. 로드숍 순위 5~6위권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올해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투자를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끈 닥터자르트는 연고 콘셉트의 세라마이딘 크림을 내세워 상반기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역시 지난해 연매출 86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2,000억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들 차세대 K뷰티의 특징은 마스크팩과 아이크림 등 단일 품목을 주력으로 앞세워 비용 절감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점이다. 플래그십스토어와 면세점 매장을 제외하면 가두 매장이 거의 없고, 헬스앤뷰티(H&B)스토어 등을 유통채널로 활용해 점포나 인력 등 고정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 또 기능성 강조 등 단일 품목에 최적화된 마케팅으로 시선 끌기에 성공했고, 국내 시장의 호평 속에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반면 수백 개에서 1,000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린 주요 중저가 로드숍 업체들은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를 제외하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3년부터 로드숍 브랜드 1위 자리를 지켜왔던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성장 정체 속에 올해 이니스프리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니스프리의 올해 국내외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더페이스샵은 6,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관련 이슈에 취약한 잇츠스킨과 오너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신흥 강자들에게 4강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잇츠스킨은 히트상품 부재 및 중국 규제강화의 파장으로 지난해 3,000억원을 넘어섰던 매출이 올해 2,000억원대로 꺾일 전망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네이처리퍼블릭은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 올해 중위권 업체인 토니모리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쇼핑의 중심이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H&B스토어로 옮겨가고 불황기 소비자들이 브랜드 유명세보다 개별 기능에 최적화된 소수 상품을 더 원해 로드숍 브랜드들이 새로운 유통채널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윤선기자·신희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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