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는 7일 입장문을 통해 “시인들 자신이 문학적 권위를 업고 타인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 그것이 극히 예외적인 개인적 일탈이라고 보기 힘든 만큼 다수의 사건으로 표출됐다는 점에서 출판사 역시 독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문제가 드러난 시인의 경우 사안을 가려 출판관계를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과지성사는 “조치에는 향후 출판계약 체결 중단, 계간지 ‘문학과 사회’의 원고청탁 중단에서 이미 출간한 도서의 절판까지 포함될 수 있다”며 “박진성·배용제 시인의 경우 법적 논란이 있어서 절판에 앞서 출고정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누구도 문학적 권위를 수단으로 타인을 권력관계 속에 옭아매고 반인간적, 범죄적 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학과지성사의 이날 입장문은 앞서 송승언 시인이 ‘문학과지성사에 고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최근 시인 성추문 사태와 관련해 이 출판사를 비판한 데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송승언 시인은 지난 3일 밤 온라인 메모장 에버노트에 ‘문학과지성사에 고합니다’는 글을 쓰고 “가해 지목자 다수가 문지에서 시집을 낸 시인들이라는 점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단 내 성폭력이 문지의 문학권력을 등에 입고 일어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사진=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