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최순실표 문화창조융합벨트' 소멸되나

차은택 귀국 앞두고 박명성 사퇴
朴본부장 '차씨 라인' 의혹 받아와
정부 예산삭감·후임 선정 난관에

차은택


박명성
박근혜 정권의 ‘문화융성’ 최대사업인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최순실·차은택의 흔적이 속속 지워지고 있다. 게다가 후속책 마련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좌초 또는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박명성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지난 4일 돌연 사퇴했다. 박명성 본부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인 박 본부장은 외압 논란을 빚으며 물러난 여명숙 전 본부장에 이어 6월에 ‘문화창조융합벨트’를 담당하는 민관 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취임했으니 5개월 만에 물러난 셈이다.

특히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씨의 귀국이 임박한 상황에서 박 본부장의 사퇴는 선제적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행사의 예술감독을 맡았고 차씨와는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사이로 그동안 차은택 라인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윤종오 무소속 의원은 최근 “박명성 본부장은 차은택 감독과 아주 가까운 관계”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은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부인했다.

문화창조융합본부장들이 논란 속에 연이어 중도사퇴하면서 후임자를 뽑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중점사업으로 주목받아온 문화창조융합벨트 자체가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앞서 문체부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하고 국회에 예산조정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문화창조융합벨트 확산(86억원 중 81억원 삭감),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169억원 중 145억원 삭감), 문화창조벤처단지 구축 및 운영(555억원 중 145억원 삭감), 융복합 콘텐츠 개발(188억원 중 88억원 삭감) 등이 포함됐다. 또 문화창조융합벨트 6개 거점사업 중 민간에서 추진 중인 문화창조융합센터(CJ 참여)·K컬처밸리(CJ 〃)·K익스피리언스(대한항공 〃) 등 3곳을 떼어내 실제 융합벨트는 반토막이 나게 됐다. 이들 3대 거점사업에는 앞으로 정부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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