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신탁형 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수가 출시 반면 만에 역주행했습니다.
출시 초에는 ‘국민재산 불리기’라며 전 금융권이 과열 마케팅 경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정부의 홍보기간이 끝나서 일까요. 가입자수 늘리기에 혈안이던 은행들이 불필요한 계좌를 정리하는 등 ISA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ISA 다모아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은행권의 ISA 신탁형 가입자수는 약 195만3,000명으로 전달보다 1,000명 이상 감소했습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반년 만에 가입자보다 이탈자가 더 많아진 겁니다.
출시 초 불완전판매 우려까지 불러일으키며, ISA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은행들은 더 이상 가입자수 확보에 관심이 없는 모양새입니다.
직원들의 지인을 통해 1만원 안팎의 소액으로 가입한 이른바 ‘깡통 계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한 은행 창구 직원은 “지인에게 신분증을 받아 가입한 ISA는 모두 취소하라고 지시 내려왔다”며 “지인 리스트 작성을 시킬 땐 언제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고 토로했습니다.
출시 초 ‘국민 재산 불리기’를 내세운 ISA 과열 마케팅은 고객보다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은행들의 과잉 충성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ISA가 짧은 기간에 찬밥신세로 전락한 원인은 결국 매력이 떨어진 탓입니다.
특별히 높지 않은 수익률에 돈을 5년이나 묶어놔야 하고 절세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예컨대 1,000만원을 ISA에 넣어 연 3% 수익률을 내면 세금 없이 30만원을 얻습니다.
수익금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일반 통장과 단순 비교하면 절세효과는 연 약 4만6,000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절세효과는 더욱 줄어듭니다.
‘만능 통장’이란 별명과 함께 등장한 ISA가 잠깐 인기를 끌고 사라진 재형저축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