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레거시' TPP 폐기 수순

트럼프 "실패한 협정" 비판
공화 "올 안건상정 안할것"
새 정부서 재추진도 난망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행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대 ‘레거시(유산)’ 중 하나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결국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미치 매코널(사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는 TPP 문제를 (의회에서) 안건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TPP나 다른 무역협정에 관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TPP는 완전히 사라지거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열리는 레임덕 회기에 TPP를 의회에서 인준받기 위해 백악관과 관계부처 각료들이 전방위로 의원들을 접촉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도 선거 기간 ‘TPP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국무장관 시절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어 그의 당선 시 마지막 기회를 엿보려던 오바마 정부의 노력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TPP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베트남·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추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TPP를 ‘실패한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집권 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TPP가 재단장돼 추진될 수도 있지만 일부 TPP 가입국은 이미 국회 비준까지 받은 상황이어서 재협상 시 엄청난 국내 반발이 예상돼 재추진을 하더라도 2~3년 이상의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손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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