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독자 추진한 것에 대해 사과했지만 성급한 추진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추미애 대표에게 비선이 있다”고 주장했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통령과의 긴급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 뜻과 다르게 국민과 당원 여러분에게 혼란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며 “두 야당에게도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며 “어떤 정치적 절충도 있을 수 없으며 최후통첩이자 최종담판의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가 사과를 하며 논란은 점차 수그러드는 모양새지만 추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와 조율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조력한 ‘숨겨진 인물’이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 터져 나온다. 우선 김민석 특보단장이 추 대표의 비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단장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김대중(DJ) 정부에서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 비서실장과 김 단장이 영수회담에 대한 조율을 끝마쳤고 추 대표가 이를 본인이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발표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당직자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며 “추 대표가 김 단장과 의견을 자주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특보단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김 단장은 지난주 말 열렸던 촛불집회에 참석해 “김대중·노무현은 싸워서 승리해 역사에 남았다”면서 “거리에서 바닥에서 국민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국민과 더불어 역사와 더불어 싸우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다”라며 대화가 아닌 국민과 함께 장외투쟁을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추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해 “대통령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는 명분을 얻어오면 다른 대권 주자들과는 달리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문 전 대표가 거리 투쟁에 나서겠다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문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함께 퇴진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추 대표와 영수회담과 관련해 상의하지 않았다”며 “추 대표는 영수회담 논란으로 죄송하다고 했다”고 부인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