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자회사 반도건설 덕에 실적 급상승

포춘코리아 500 기업 사례/ 301위 반도홀딩스
아파트 분양 넘어 종합부동산회사로 변신 도모

디자인을 차별화한 반도건설의 세번째 브랜드 상가 ‘카림애비뉴 김포’ 조감도.
반도홀딩스는 반도그룹의 지주회사다. 핵심 사업회사인 반도건설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포춘코리아 500’ 리스트 30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126계단이나 급상승한 기업이라 유독 리스트에서 눈에 띈다.

반도홀딩스는 2008년 반도건설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반도그룹의 지주회사다. 반도홀딩스는 100% 지배하고 있는 반도건설 외에도 12개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반도홀딩스 지분은 반도그룹 창업주인 권홍사 회장이 69.61%, 2세인 권재현 씨가 30.06%를 보유하고 있다. 권홍사 회장은 1944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13살 때 부산으로 내려왔다. 그는 1972년 부산 동아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부산지역 건설업체에 입사하면서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다. 자주성가형으로 알려진 권 회장은 3년 뒤인 1975년 자기 사업을 시작해 36세 때인 1980년 태림주택을 세우면서 반도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 반도그룹의 사업부문은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을 중심으로 한 주택· 토목 등 건설사업 부문과 반도레저, 반도개발 등을 통한 레저사업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레저사업은 골프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 위치한 ‘노스 쇼어 컨츄리클럽(CC)’과 ‘카모 CC’를 소유하고 있으며, 울산 울주군 삼동면에 27홀을 갖춘 국제 규모의 ‘보라 CC’도 갖고 있다.

반도홀딩스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 2,039억 원으로 전년보다 51.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90.68% 증가한 1,622억 원, 당기순이익은 234.3% 증가한 864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3.47%였다. 이 같은 성과는 핵심 사업회사인 반도건설의 성장 덕분이었다. 반도건설은 자체 브랜드인 ‘반도유보라’가 유명세를 타면서 건설업계의 알짜 비상장기업으로 급부상했다. 권홍사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제23~24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반도건설은 시공능력 44위에 올라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2000년대 후반 중견 건설업체의 해외진출 바람이 불었을 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진출했다. 당시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들은 실패의 쓴맛을 보았지만, 반도건설은 자체 자본력과 국내 주택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 등을 기반으로 1,000억 원대의 PF대출금을 갚고, 2011년 ‘두바이 유보라 타워’를 보란듯이 준공해 위기 탈출의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반도건설이 2000년대 중반부터 침체에 빠져있던 건설 업황을 뚫고 국내 대표 중견 건설업체로 도약한 건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아파트 설계와 서비스를 선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엔 동탄신도시, 세종시, 평택 등에서 주택분양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도건설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분양 성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도건설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주택경기 호조세를 누려왔다. 최근 2년 동안 분양한 주택만 2만 세대가 넘는다. 2010년 초반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그 덕분에 매출 규모도 급격히 늘어났다. 2011년 3,150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8,11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4년도 매출액(6,122억 원)과 비교해도 약 32% 증가한 규모이다. 당기순이익도 2014년 186억 원에서 지난해 561억 원으로 200% 가까이 폭등했다.


반도건설은 현재 종합부동산회사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분양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뉴스테이*, 상가 등의 임대관리사업을 본격화하고, 리모델링 사업 및 부동산 투자개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올해 3월 총 718가구 규모의 서울 신당동 뉴스테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임대사업 본격화를 알린 바 있다. 2014년 자체 개발로 공급한 상가 ‘카림애비뉴’의 핵심 점포에 대해서도 분양 대신 직접 운영을 선택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다.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반도건설은 이 같은 임대관리사업 운영을 통해 단순 시공 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기획단계와 유지관리 단계까지 아우르는 종합부동산회사로 사업 체질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이 양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 속에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주력업종인 주택을 중심으로 토목, 임대사업, 유지관리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임대·관리에서 상권창출까지 부동산 개발 전 과정을 관리하면서 부동산 가치를 키우는 ‘밸류 크리에이터(가치 창조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에만 1조 원 이상 수주고를 올린 도시정비사업을 한층 더 강화하는 한편, 지역주택조합사업(6개월 이상 일정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의 주택을 1채 소유한 사람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시공범위도 아파트에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로 확대한다. 반도건설은 현재 울산 중구 태화강변 일대 56층 초고층 아파트 수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실내 리모델링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주택사업이 종전 대규모 택지공급에서 도시재생 형태로 바뀌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건설은 지난 35년간 공급한 단지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 리모델링 수요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오랫동안 주택사업을 해온 반도건설의 시공품질은 어떤 대형건설사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시공능력 등 하드웨어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상품기획, 전략, 투자유치 등의 소프트웨어 쪽을 강화해 우수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한 사업확대를 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뉴스테이: 임대료 상승률 5% 이하로 의무 임대기간 최소 8년을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전세 공급이 줄고 월세가 증가하자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15년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이다. 공공임대와 달리 주택 규모에 규제가 없고 입주 자격에도 제한이 없다. 뉴스테이 시공은 민간 건설업체가 담당하며, 건물의 운영 및 관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가 맡게 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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