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서울 송파구 잠실의 영동일고 정문 앞에서 수험생 학부모들이 입실 마감시간인 8시10분이 지났음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며 마음 속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박진용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영동일고는 왁자지껄한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는 길 건너 잠신고와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자녀들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은 입장 마감 시각인 8시10분을 훌쩍 넘어서도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논란 뉴스를 접하면서 자녀가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맘고생을 한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방이동에 거주하는 김선주(44,여)씨는 “아들이 최근 한 대학의 사학과 수시지원을 했다가 떨어져 가족 분위기가 가뜩이나 좋지 않았는데 정유라 입학 특혜논란을 보면서 더욱 상심이 컸다”며 “명문대학으로 알려진 이화여대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는 데 다른 학교는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평소 최순실 관련 방송뉴스를 보고 있으면 아들이 직접 끄라고 할 정도로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오늘 하루는 그런 것들을 모두 잊고 시험에만 집중해 잘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좀 더 학교에 있다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