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 '권력 4인방' 윤곽 잡혔다

트럼프, 인수위원장에 펜스 임명
맏사위 쿠슈너는 백악관행 유력
프리버스·배넌도 실세로 떠올라
CNN "적수들로 이뤄진 팀" 평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시대를 이끌어갈 4인방이 최근 정권인수위원회 내부의 권력투쟁 끝에 윤곽이 드러났다고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인방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트럼프의 그림자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다. CNN은 이들을 ‘적수들로 이뤄진 팀’이라고 평했다.

공화당 주류와 가까우면서 트럼프에게 충성심을 보여온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최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를 제치고 새 정권인수위원장에 임명됐다. 크리스티의 낙마와 펜스의 부상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총애하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의 입김이 작용하며 트럼프 시대 권력지형의 판을 바꿨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가 기밀정보를 전달받는 ‘일일 브리핑’에 쿠슈너도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민주당이 ‘친족등용금지법’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슈너가 ‘트럼프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며 백악관 고위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된 프리버스와 배넌 수석전략가 내정자도 쿠슈너의 백악관 입성에 힘을 보태며 ‘이너서클’ 형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친족등용금지법이 내각에 적용되지만 백악관에도 해당되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쿠슈너가 (백악관 직위와) 자신의 부동산 사업 간 이해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버스와 배넌은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 경합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의회를 고려해 공화당 전국위원장 출신인 프리버스를 비서실장에 낙점한 대신 자신처럼 워싱턴의 아웃사이더인 배넌을 비서실장과 동급으로 백악관에 기용해 경쟁체제를 형성했다. CNN은 트럼프의 용인술에 대해 “사람들을 쓰고 버리고 또 서로 맞서게 한다”고 평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과거 극우성향 매체에서 활동한 배넌의 인종차별적 성향을 겨냥해 지명 철회를 이날 공식 요구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인사를 강행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인방과 별도로 대선 기간 선거캠프 좌장으로 상원에서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던 제프 세션스 의원이 인수위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국방장관 혹은 법무장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인수위에서 세션스 의원의 비서실장인 릭 디어본과 대변인 출신 스티븐 밀러가 새 정부 출범에 참여할 인사들을 검증·선발하는 요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스는 트럼프의 불법이민자 추방과 이민 축소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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