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은행·보험·증권 관련주가 미국 금융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 금융주의 상승세를 확인한 외국인의 국내 은행·보험·증권 관련주를 대거 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대표 금융주인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지주(055550)는 최근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미국 금리상승으로 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대출·예금의 금리 차이(예대 마진)가 벌어져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연말을 앞두고 국내 금융주의 배당 규모 확대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상당수 금융사가 배당금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주당 배당금 추정치는 963원으로 전년 대비 48.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105560)지주는 24.2% 증가한 1,217원, BNK금융지주는 34.2% 늘어난 194원의 주당 배당금이 각각 예상된다. 현대해상(001450)(26.7%)·삼성화재(000810)(16.5%) 등 보험주의 배당금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사의 지주사 전환 이슈 역시 주가를 움직일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삼성생명(032830)은 최근 삼성증권의 지분 10.94%를 취득해 지분율을 30.1%로 끌어올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이 같은 행보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 매입은 금융지주사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차원의 조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이슈가 도드라지면서 주가는 최근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11만원 중반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정부 보유 지분(29.7%) 매각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000030) 역시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 유력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계열사들은 내년 상반기 중 재상장을 통해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성공한 과점주주 7개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정립 작업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지주가 증권·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주가 상승 동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