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재무장관 후보자 3명을 잇따라 면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와 만난 인사 3명이 모두 월가 출신이라는 점이다.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의 글로벌 부동산 부문 대표인 조너선 그레이,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데이비드 매코믹 회장, 당선인의 경제자문역인 윌버 로스 윌버로스컴퍼니 회장이 그들이다. 면접 대상에는 빠졌지만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온 스티브 므누신 역시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다만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로스 회장은 재무장관보다 상무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므누신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선거자금 운용 책임자로 모금 업무를 진두지휘했으며 세금감면, 무역 재협상 등 핵심 정책 입안에도 관여한 인물이다. 그레이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온 트럼프의 동문으로 자산 1,020억달러를 운용하는 기업인이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기부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매코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재무차관을 맡아 행정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경제팀이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며 이들이 주요 인선을 두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재무·상무부 등 핵심 부처 장관이 누구로 결정되느냐는 곧 트럼프가 어느 쪽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는지를 살필 수 있는 단서가 되는 셈이다.
한 축은 기존 경제학을 거부하고 ‘정부는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에 방점을 찍어야 하며 기존 관세·법인세 등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보는 강경론자들이다. 반대편에는 ‘무역흑자는 다른 분야의 비용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보호무역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전통적 주류 공화당의 사상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다. 다만 무역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크지만 양측 모두 ‘기업 감세’와 ‘규제 철폐’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