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P Rx 현대백화점 압구점 본점 매장
CNP차앤박, 닥터자르트, 비쉬, 유세린, 아벤느, 라로슈포제, 바이오더마, 제로이드….
뷰티업계에서 더마코스메틱으로 분류되는 화장품 브랜드들이다. 더마코스메틱이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피부 전문가가 만든 화장품이란 뜻이다.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부제·인공 향·인공 색 등을 배제하고 피부에 도움이 되는 특정 성분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더마코스메틱을 약국 화장품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의사나 약사가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더마코스메틱이란 단어도 수백년 전 유럽에서 약사가 아닌 수도사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로 사람들의 피부를 치료해주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더마코스메틱를 표방하는 브랜드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피부 트러블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서다.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아토피·피부염·여드름 환자가 증가하면서 화장품 성분을 일일이 따져보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은 기본으로 하되 과다한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트러블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매년 1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세린·아벤느 등 수입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선점했고, 국내 브랜드 론칭이 이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CNP화장품 모델 윤소희가 필링 크림을 선보이고 있다.
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샘플
이 같은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가 LG생활건강의 CNP차앤박 화장품이다. 지난 2014년 LG생건이 인수한 이 브랜드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60% 상승한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가 득세하고 국내 브랜드 중 아직 메가 브랜드가 없는 점을 감안할 경우 500억원이란 수치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 대표 제품인 ‘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은 2005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80만개(지난 8월 기준)를 돌파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CNP차앤박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 수출되며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CNP차앤박의 성장은 피부과에서 시작된 CNP차앤박의 전문성·신뢰도와 LG생건의 전폭적인 마케팅 지원 등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CNP차앤박은 2000년 브랜드 론칭 이후 피부 전문가들이 제품 기획부터 연구 개발까지 직접 참여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피부 친화적 제품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2008년 설립한 CNP차앤박 화장품 피부연구소에서는 의학박사 등이 연구 전 과정에 참여하고, 최적의 임상 테스트와 국내 유수의 연구소와 연계된 검증이 이뤄진다. CNP차앤박 피부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유효원료 및 피부 치료용 기기에 대한 특허까지 있을 정도다.
여기에 LG생건이 접근성이 우수한 유통망을 대거 확대하면서 소비자 반응이 더욱 뜨거워졌다. LG생건은 CNP차앤박 화장품의 판매처를 차앤박 피부과,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스토어(H&B), 온라인, 면세점, 홈쇼핑 등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커의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인 구매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LG생건은 지난 8월 시인 하상욱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 ‘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 X 하상욱 컬래버레이션’ 기획세트를 내놓았고, 10월에는 브랜드 첫 모델로 배우 윤소희를 발탁해 신선하면서 스마트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LG생건은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럭셔리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CNP차앤박 화장품만의 전문성과 품격을 강화한 럭셔리 브랜드 ‘CNP Rx’를 론칭하며 고급 화장품 시장으로 진출한 것이다. ‘CNP Rx’라는 브랜드명은 CNP차앤박 화장품에 진정한 피부 개선 경험을 뜻하는 ‘Real Experience’를 더한 것으로, 피부의 근본적인 변화로 건강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1층에 첫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본점에 입점했고 향후 백화점 중심으로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더마리프트 아쿠아리치크림
‘CNP Rx’는 제품의 핵심성분 발굴에서부터 효능 평가, 제품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CNP 피부전문가가 직접 참여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보호·관리·유지·케어’의 4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35개의 제품을 바탕으로 피부 고민에 최적화된 처방을 제공한다. 이밖에 △고객의 피부타입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Rx-ray’ △피부 전문 카운셀러 ‘Rx-pert’ △스마트 시스템을 이용한 피부 문진 프로그램 ‘Rx-circle’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LG생건은 CNP차앤박 인수 및 CNP Rx 론칭 이전부터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왔다. 아직 국내에 더마코스메틱의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던 1997년 ‘케어존’을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케어존은 피부 전문가의 자문과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피부 고민에 대한 안심처방을 제공하는 것으로, 민감한 피부를 자극하는 화학 재료나 유해 요소 없이 안전한 식물성 원료를 주 성분으로 한 제품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케어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제품인 ‘케어존 노르데나우 워터 크림’은 세계 3대 명수 노르데나우의 광천수를 함유해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고 피부를 촉촉하고 편안하게 진정시켜주는 저자극 수분크림으로 젊은 고객 사이에서 ‘민감 피부 인생 수분크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케어존은 현재 헬스앤뷰티스토어, 온라인, 네이처컬렉션 등에 입점한 상태로, 국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중화권 국가 중심의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케어존 딥 클린 젠틀 필링 젤
케어존 노르데나우 워터 크림
이외에도 LG생건은 LG생명과학의 최첨단 바이오 성분과 LG생건의 화장품 기술을 집약해 2013년 ‘더마리프트’를 론칭했다. 더마리프트는 검증된 피부 세포 과학기술과 특허 효능 성분으로 즉각적인 효과와 근본적 피부 개선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제수 대신 온천수로 씨앗을 발아한 미네랄워터를 사용해 물을 차별화하고 알러젠을 배제한 향료를 넣은 것도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이다. 일명 ‘파란 손상 크림’이라는 애칭의 대표 제품 ‘인텐시덤 아쿠아 리치크림’은 손상 개선물질 ‘네크로X’를 세계 최초로 화장품에 적용해 손상된 피부 개선을 빠르게 도와준다.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까지 받은 네크로X를 함유한 인텐시덤 아쿠라 리치크림은 부드럽게 흡수되면서 피부의 얇은 보호막을 씌워주는 제형으로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CNP차앤박, CNP Rx, 케어존, 더마리프트 외에도 최근 더페이스샵에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닥터벨머를 론칭했다”며 “다양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