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육성재단 만들어 삼성에 16억 강요…김종·장시호 '구속'

법원 "범죄사실 소명" 구속영장 발부
장씨, 재단 사무총장 맡으며 인사·자금 전횡
김종, 각종 국정 현안 최순실에 보고하기도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이권에 개입해 권력을 휘두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21일 모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밤 두 사람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장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김 전 차관을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9월~올해 2월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장씨는 삼성 측에서 받은 지원금 일부를 빼돌려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장씨는 체육 영재 발굴을 추진한다며 설립한 이 재단의 사무총장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문체부 예산 6억7,000만원을 받아 김 전 차관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최씨와 가깝게 지냈고, 장씨 또한 김 전 차관을 ‘판다 아저씨’로 불렀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자 잠적했다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친척 집 인근에서 체포됐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각종 문화·체육계 관련 국정 현안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에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명단을 보내고 인사 청탁을 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 등과 ‘비선 모임’에 참여했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검찰은 두 사람을 구속 상태에서 조사하면서 최씨의 평창올림픽 관련 이권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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