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 관장 /권욱기자
“상호 비교연구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을 더 잘 알 수 있게 할 겁니다.” 사상 처음으로 동북아 3국의 문자 관련 국립박물관 관장 회의를 24일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진행한 김철민(사진)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회의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김 관장은 “한글이 마치 물과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서 특별한 비용 없이 쉽게 사용되고 있어 그 우수성과 독창성에 대한 세계적 평가를 국민들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한중일의 비교 연구를 통해 한글이 더 잘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문자 관련 국립박물관 책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2014년 10월 서울 용산에 둥지를 틀었으며 개관 2주년 사업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김 관장은 “한글의 세계 확산을 위해서는 동북아 교류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한중일 회의를 추진했다”며 “서로의 관심사항이 달라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공감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허난성 안양시에 있는 중국 문자박물관 탕지건 부관장이, 일본에서는 지바현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구루시마 히로시 관장이 각각 참석했다. 중국 문자박물관은 2009년 설립돼 갑골문·금문·죽간 등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문자 전문 박물관으로서 공통점이 있지만 일본에는 이런 종류의 박물관이 없다고 한다.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은 종합역사박물관으로, 일본 고대 목간 및 가나 문자 관련 자료를 소장하며 연구하고 있어 이번 회의에 동참하게 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날 오후 한·중, 한·일 문자 관련 박물관 간의 공동연구, 학술정보 교환, 교류협력 촉진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 관장은 “3국의 문자가치 확산을 위한 협력과 함께 3국 모두 다가오는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문화이벤트의 공동참여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회의는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 이어 25일에는 학계·산업계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한중일 문자의 조형성과 산업화 전망에 대해 토의하는 국제 학술대회도 가진다.
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 관장 /권욱기자
문화이벤트로서는 내년 한글날 주간에 한중일 문자의 역사와 확장성 관련한 특별전을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한글박물관은 이번 한중일 협약에 이어 서양 문자와도 교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철민 관장은 “내년 5월에 미국 LA 한국문화원에서 ‘한글과 소리’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고 이후 프랑스·독일 등 유럽에서도 한글전시회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