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가전 매장에서 사람들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대폭 할인된 TV를 구입하려고 서로 손을 내밀고 있다. /상파울루=신화연합뉴스
“춥지만 재밌어요. 마음껏 쇼핑할 거에요!”
24일(현지시간) 오후4시50분께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백화점 헤럴드스퀘어점 정문 앞에는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개장을 기다리는 1만6,0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섰다. 두꺼운 외투를 갖춰 입고 ‘쇼핑 천국’을 기다리던 이들은 오후5시 백화점 정문이 열리자 환호하며 입장했다. 이날 이 백화점은 이튿날 새벽2시까지 연장영업을 했고 불과 4시간이 흐른 오전6시에 문을 다시 열었다. 이곳 외에도 유통체인인 월마트와 타겟 등 여러 매장 앞에는 수백, 수천여명이 몰려들어 1년을 기다린 쇼핑 시즌을 즐겼다고 미 경제전문방송 CNBC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글로벌 최대 쇼핑 시즌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25일 본격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추수감사절 연휴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 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월마트의 한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는 하루 만에 끝나는 행사가 아닌 여러 주에 걸친 쇼핑 이벤트가 되고 있다”며 후끈 달아오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인 금요일로 연말 소비가 늘어 적자를 의미하는 장부상의 빨간 글씨가 흑자인 검은 글씨로 전환된다고 해 ‘블랙’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장조사기관 어도비디지털인덱스(ADI)에 따르면, 사실상 대규모 할인이 시작되는 24일 미국 유통업체의 11시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난 3억3,600만달러(약 4,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유통업연맹(NRF)도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전체 인구의 약 59%가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매출도 전년 대비 3.6% 증가한 6,558억달러로 7년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만 블랙프라이데이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남미와 유럽 등에서도 500달러짜리 55인치 TV를 40% 할인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등 최대 80% 세일을 적용해 많은 이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유통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위해 몇 달 전부터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월마트의 경우 이번 특수를 노리고 TV 150만대, 태블릿PC와 데스크톱 PC 200만대, 비디오 게임기 300만대를 미리 확보했다.
쇼핑 특수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가 오프라인 상점의 대목이라면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28일)에는 온라인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할인 행사에 나선다. ADI는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3일간 미국 내 온라인 쇼핑 매출이 총 8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타마라 가프니 ADI수석 분석가는 “올해 온라인 쇼핑몰들은 지난해보다 할인을 서둘렀고 또 폭도 크다”며 이같이 예측했다.
/이수민·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