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내역·사유 공개해야

'스튜어드십 코드' 내달 5일 공청회...이르면 연말부터 시행

국내 최대 기관투자인 국민연금.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르면 12월 말부터 기관투자자는 투자기업의 의결권 행사 지침은 물론 행사 내역과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

2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스튜어트십 코드 제정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정안을 공개했다. 제정위는 오는 12월 5일 공청회를 열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를 들어갈 예정이다. 제정위는 다음 달 11일까지 각계의견을 들은 뒤 한 차례 더 회의를 열고 시행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인 만큼 공표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연말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제정안은 7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과 절차·세부기준을 포함한 의결권 정책을 마련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 내역과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제정안은 일종의 권고여서 실제 기관투자들이 의결권 행사 내역과 사유를 공개할 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기금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정안은 또 기관투자자는 중장기적인 회사가치를 보전할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 점검하도록 했다. 이밖에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활동에 관해 고객과 수익자에게 주기적 보고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보편화한 스튜어트십 코드는 당초 늦어도 올해 초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가 반대하면서 시행이 늦춰졌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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