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엘비스와 대통령'] 엘비스 만난 닉슨...'최순실 게이트' 연상돼 씁쓸

영화 ‘엘비스와 대통령’의 한장면.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미국의 ‘하야’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백악관에서 비밀리에 만났다. 물론 1970년 12월 21일에 있었던 이 비밀회동은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1974년 탄핵 되기 훨씬 전이다. 하지만 닉슨은 이미 일찍부터 그런 징조를 보였다.

영화 ‘엘비스와 대통령’은 한 연예인이 미국의 운명을 걱정하며 대통령과 담판하기 위해 찾아가는 내용이다. 당시 베트남 반전시위가 연일 열리고 히피문화에 빠진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에 대해 심각하게 ‘나라 걱정’을 하던 엘비스(마이클 섀넌 분)는 연방수사국(FBI) 비밀요원이 돼 미국이 타락의 길로 가는 것을 막겠다고 결심한다. 연예인 따위를 왜 자신이 만나야 하나며 보좌진들의 회유를 거절하던 닉슨(케빈 스페이시 분)은 엘비스의 팬으로 ‘비선실세’인 딸 때문에 면담 요청을 받아들인다.


1970년 엘비스와 닉슨 대통령의 비밀회동 모습
천의 얼굴 배우인 섀넌은 엘비스 특유의 ‘느끼한’ 슈퍼스타 태도로 웃음을 자아내며 닉슨 역의 스페이시도 이에 질세라 ‘꼰대’ 특유의 고집스러움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엘비스와 대통령’은 단순 오락영화지만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등과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청와대 뿐만 아니라 백악관도 입장이 매우 까다롭고 제한적임에도 비선 실세들은 기록에도 남지 않고 자유롭게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들었다는 점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해 웃기지만 그 뒷맛은 씁쓸함을 남긴다. 30일 개봉.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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