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연합뉴스
최순실 씨의 변호인이 최 씨가 자신이 광범위하게 국정농단을 했다는 의혹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고 전했다. 최 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29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날 최 씨를 만나 ‘사드 배치, 경제 정책, 인사까지 당신이 다 영향력을 행사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최 씨가 웃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온갖 공직에 대한 문제를 국정농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자꾸 헛소문만 퍼트리지 말고 입증을 해서 검찰에 정식으로 최 씨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 씨의 압력 때문에 혜택을 받은 사람이나 불이익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익명성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의혹공화국’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의혹만 부풀릴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또 차은택 씨의 변호인이 최 씨의 지시로 차 씨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밝힌 것에 대해 “최 씨는 김 전 실장을 모르는데 무슨 지시를 내리느냐”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꾸 김 전 실장과 최 씨를 엮어보려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내린 지시로 차 씨와 김 전 실장이 만난 것에 최 씨가 끼어들 일이 없다”고 말했다.
최 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연관설에 대해서도 이 변호사는 “최 씨는 우 전 수석 관련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한다”며 “현재 최 씨가 모든 사람을 다 알아야 하는 것처럼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씨는 공개적으로 사람 만나기를 꺼리는 사람이고 만남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행적을 보면 병원, 골프장 몇 번 가고 대통령 있는 청와대에 몇 번 왔다 갔다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재판에서 최 씨가 받고 있는 혐의 중 어떤 부분을 주력해서 변호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번 사건의 핵심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서 무리가 있었는지, 선의로 모금했는지, 사적 이익을 취하려고 했는지 등”이라며 “나머지 의혹은 곁가지”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문건 유출은 최 씨에게 기소된 혐의는 아니지만, 형을 가중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어서 이 부분도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