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터져 나온 이후 SNS에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유 교수는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란이 된 SNS 글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고, 대통령이 귀담아 들으시고 용기를 가져 올바로 판단하시기를 위해서 쓴 글”이라고 밝혔다.
전날 유 교수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달 26일 “하느님 앞에 죄 없다고 할 사람이 있겠느냐”며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적은 SNS 글이 공개돼 곤혹을 치렀다.
유 교수는 “10월 13일에 아세안 유럽자문위원들과 청와대에서 다과회를 했다”며 “그런 일이 있고 열흘도 안 돼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까 개인적으로도 참담한 심정에서 (그런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후에 촛불집회도 다녀왔다”며 “시시비비를 가리고 특검, 국정조사도 하고 탄핵 결론이 나면 법적으로 따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보였다. 유 교수는 또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에게 너그럽게 용서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 교수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박 대통령 효도 교과서’라는 지적에 대해 박정희 정권이 상당히 길고 굴곡이 많은 시기였기 때문에 분량이 많은 것이라며 “어떤 특정인에 대한 미화나 찬양 등은 집필진 어느 누구도 생각한 적 없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 교수는 박정희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쉬운 단어가 아닌‘권위주의 정치체제’라는 표현을 써서 독재를 물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독재라는 것은 정치학적으로 또는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다양하다”며 “정치학에서도 독재와 권위주의를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정 역사교과서에 유신 체제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게 짧게 서술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대사 분야의) 페이지 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그런 부분의 규모도 줄어든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유신은 우리가 기술하지 말자’, 절대로 그런 건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유 교수는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수립일’이라고 기술한 것이 ‘건국절’이라고 표현하는 뉴라이트 사관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 “건국이라고 하는 것은 편협할 수 있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했을 때는 너무 작은 의미”라며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하는 것이 (임시정부부터 해방, 5·10 총선거, 제헌, 정부 수립 등) 우리 정통성의 문제에 관한 모든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친일 미화 논란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역사교과서인데 친일을 미화하고 축소하는 것은 집필진으로서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