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이사회에서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지난달 초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요청한 주주제안에 대한 답변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 발표내용은 엘리엇이 제안한 네 가지 사항 중 세 가지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엘리엇은 당시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 30조원의 특별 현금배당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엘리엇의 핵심 요구사항인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주회사 전환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배당 폭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던 것에서 나아가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요구한 30조원 규모의 특별 현금배당, 잉여현금흐름 75% 환원 방안을 전부 수용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적기 시설투자와 필수 운전자본 확보, 인수합병(M&A), 급격한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해 65조∼70조원 규모의 순현금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과 관련해서는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한 명 이상을 추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 후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 후 세부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