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의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이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석열(56) 검사팀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뇌물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대기업 출연 의혹’을 파헤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파견검사 ‘좌장’ 역할을 하는 수사팀장인 윤 검사팀은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사안이 될 ‘김기춘·우병우 직무유기 의혹’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14일 “수사를 담당하는 4개 팀과 정보·지원을 담당하는 수사지원단, 행정을 담당하는 사무국으로 구성할 예정”이라며 “각 수사팀이 담당할 사건이 정해져 있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원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4개의 수사팀은 이 대변인을 제외한 박충근·이용복·양재식 특검보와 윤 팀장이 각각 팀장을 맡는다. 팀마다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4명이 배치된다. 수사지원단은 특검 대상 사건 15개에 대한 각종 첩보 수집을 맡는다.
박 특검은 이 중 윤 팀장에게 핵심 업무를 부여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수사를 이끌어갈 방침이다. 윤 팀장은 대기업들의 뇌물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대기업 출연 의혹’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팀장이 기업 수사에 정통한 ‘특수통’이라는 점을 고려해서다. 윤 팀장 수사팀에는 특수부 검사들을 주축으로 하는 특검 최정예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관련 수사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수사 등 굵직한 성과를 낸 바 있는 한동훈 검찰 부패범죄특수단 2팀장이 투입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각 수사팀은 1차로 부여받은 임무 외에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수시로 업무를 바꿔가며 유기적인 수사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대변인은 “특검 수사는 일반 검찰 수사와 달리 짧은 시간 안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기록 검토를 거의 다 마친 특검팀은 다음주 초 현판식을 하고 본격 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수사 대상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등도 다음주부터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르면 이번주 말부터 전격적인 대기업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 이 대변인은 연장을 승인할 권한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탄핵되면 권한과 직무가 정지된다. 특검팀 수사 연장 여부도 권한대행이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