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 입국제한' 유승준, "15년 지났으니 입국시켜 달라"

지난 2015년 5월 27일 가수 겸 배우 유승준(40)이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병역 거부에 대해 해명했다./사진= 아프리카TV 방송화면 캡쳐
군 입대 거부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0)씨가 입국 허락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한 뒤 항소심에서 “과거 입국을 금지할 이유가 있었더라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금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22일 서울고법 행정9부(김주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자발급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서 유씨의 소송대리인은 “정부가 처음 유씨의 입국을 금지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15년 이상이 지났다”며 입국 허가를 호소했다. 또한 유씨의 대리인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당시의 입국금지 처분을 근거로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입국금지 조치를 유지해서 보호해야 할 공익과 유씨의 이익을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LA 총영사관 측은 “과거 이뤄진 입국금지 처분이 정당한지를 이후의 비자발급 신청 시점에 다시 판단해야 한다면 비자발급을 신청하는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서 입국금지 처분의 정당성이 달리 규정되는 이상한 논리에 빠진다”고 강력하게 맞대응했다.


앞서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아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유씨의 병역기피 의혹이 일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우려가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권한이 명시되어 있는데, 유씨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후 유씨는 중국 등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LA 총영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낮아지고 청소년 사이에 병역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영사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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