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에 따뜻한 겨울 선물한 대학생들

서울대 동아리 난방텐트 개발
신림동 쪽방촌 노인들에 보급

서울대 동아리 ‘VESS’는 신림동 쪽방촌 노인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난방텐트를 제작해 보급한다. 이 동아리 소속 양재현(24)·복주한(24)씨가 서울대 공대 작업실에서 난방텐트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동아리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난방텐트를 개발해 신림동 쪽방촌 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대 공대 동아리 ‘VESS(Volunteering Engineers and Scientists of SNU)’는 텐트 안이 밖보다 4도에서 8도 정도 보온효과가 있는 난방텐트를 개발하고 사회적기업의 도움을 받아 완성품을 만들었다고 25일 밝혔다.

이 동아리는 적정기술을 통해 일회성이 아니라 긴 호흡의 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학부생인 양재현(24)씨와 복주한(24)씨 등이 주축이 돼 지난해 9월 만들어졌다. 이들은 “학교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열악한 환경 속 겨울 추위에 고생하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보며 전공지식을 활용해보자고 마음먹었다”며 “복지사 도움으로 가장 추운 방들을 선정해 이번 겨울에 15개를 보급하고 추후 완성모델을 상품으로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발비용은 이들이 교육봉사를 통해 모은 강연료와 올해 8월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이 개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타 수상한 상금으로 충당했다.

팀원들은 지난해 겨울 한 사회적기업이 판매하는 난방텐트를 사들여 보급하려 했으나 복잡한 설치방법 때문에 어르신이 거절하기도 해 쉽게 설치·해체할 수 있는 텐트 제작을 시작했다.

이 동아리는 어르신들이 스스로 수입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팥손난로’ 제작 자활사업도 진행 중이다. 주머니에 팥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온기가 30분 정도 지속하는데 이를 손난로나 찜팩으로 제작하는 사업이다.

양씨와 복씨는 “단돈 5만원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가고 집에 화장실도 없고 너무 추워 집 안에서 동상에 걸리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며 “모두 따뜻한 겨울을 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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